사실 설명을 하다가 지쳐서 그만 하려다가...

그래도 몇가지 재료들은 간단히 언급 정도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추가하겠습니다.

9. 먹과 한국화 물감

익숙한데 참 쓸 일 많지않은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이라면 먹을 갈고 고체 안료를 빻아 아교와 섞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겠지만 요즘은 머 세상 좋아져서 그럴 일이 없습니다. 좋은 질의 먹물을 구입할 수도 있고 튜브형 한국화 물감도 많이 나옵니다. 그냥 수채 물감과 비슷하게 사용하시면 되죠. 

한국화에 대해 별 경험없는 저의 관점에서, 먹과 한국화물감은 재료 자체보다 사용하는 화지의 차이가 수채화와는 또 다른 질감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바니쉬 (Varnish)

바니시는 일반적으로 그림을 완성한 다음 작품의 보호를 위해 표면에 바르는 마감재입니다. 그 중 그로스(Gross) 바니시는 그림을 완성한 후에 칠하면 광택이 나는 화면을 만들 수 있고 매트(Matt) 바니시는 그 반대입니다. 견고하게 화면을 보호할 수 있어서 벽화에도 자주 사용하는 바니시는 머 해본 적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냅킨아트 등 전사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녀석이예요. 

겔 미디엄 (Gel Medium)

건조시키면 투명하게 되고 신축성이 생겨서 갈라지지 않는 이 녀석은 두터운 화면에도 투명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어서 독특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접착력이 강해서 오브제를 붙이거나 콜라쥬 기법 등에 활용할 수도 있어요. 아크릴물감과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나이프 등으로 유화물감처럼 두텁게 칠해서 표현하기에도 적당하죠. 모래나 톱밥을 섞어서 그림에 활용하기도 하구요.

젯소 (Gesso)

많이 들어보셨을 젯소는 그림의 밑바탕 칠을 위한 흰색 물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건조가 빠르고 내구성도 좋아서 그림의 장기보존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재료죠. 물감의 발색을 돕고 접착력도 뛰어나서 종이나 캔버스는 물론이고 나무나 석고, 돌 등 거의 모든 재료의 표면처리 용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물을 20%정도 섞어서 2~3회쯤 바르면 되는데요, 각각 완전 건조시킨 후에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인더 (Binder)

이 녀석 역시 젯소와 같이 바탕칠을 위한 재료입니다. 다른 것은 투명하다는 점이죠. 투명한 젯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건조 후에는 화지에 물감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서 발색을 좋게 하죠. 벽화작업에 자주 사용했었는데, 나무나 돌 등 다양한 표면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녀석입니다. 수채물감이나 안료와 혼합하면 부탁력이 좋고 건조가 빠르며 변색이 없는, 쓰기 좋은 아크릴 물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리타더 (Retarder)

건조가 엄청 빠른 아크릴물감의 장점이자 단점을 보완해주는 보조제입니다. 건조시간을 느리게 해주죠. 수채화처럼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을 표현하거나 붓자국이 나지 않는 평탄한 화면을 만드는 데에도 활용합니다. 물감에 직접 섞어서 사용하는데요, 너무 많이 섞을 필요는 없고 2cm쯤 짠 물감에 3방울쯤 섞는 것이 적당합니다.

사실 이 밖에도 아크릴 보조제는 너무 종류가 많아서 모두 설명드리기는 어려워요. 제가 써보지 못한 재료들도 많구요. 완성된 화면에 크랙을 만들거나 펄 효과를 주는 녀석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만화작업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재미있게 활용해보실 수 있을꺼예요.^^:: 아래 그림은 모델링 페이스트로 밑 바탕에 질감을 만든 후 그려 본 엽서그림인데요, 미리 만들어진 질감이 완성된 그림의 느낌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