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1학기 만화조형
드디어 마지막!!
④ 균형 (Balance)
균형감은 화면 내에서 시각적 안정감을 포함한, 다양한 정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중요한 조형원리입니다. 우리는 모두 본능적으로 균형이 어긋난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죠. 아래 사진을 보고 '아...보면 볼수록 참 맘이 편해지는 건물의 사진이군.' 이라고 생각하셨다면 달팽이관이나 전정기관 손상에 의한 균형감각 저하를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이미지출처 : https://www.tripadvisor.co.uk/
당연한 얘기겠지만, 화면의 좌우와 상하의 무게 배분이 비슷한, 대칭적 균형이 반영된 화면에서 우리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겠죠. 하지만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지루하지 않은, 또는 긴장감 있는 균형감의 표현을 위해 비대칭적인 균형에 대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미지출처 : https://learn.woahstork.com
우리가 화면 안에 여러가지 조형요소를 배치하는 일은 사람의 보편적 심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랫쪽은 땅, 윗쪽은 하늘과 같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인식하고 있는 것들이죠.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의 배치가 목표를 향해 진출하는 느낌(1번 그림)을,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의 배치가 돌아오거나 도망치는 느낌(2번 그림)을 갖게 한다거나, 화면의 윗쪽은 가볍고 자유로운(3번 그림), 아랫쪽은 무겁고 속박되는 기분(4번 그림)을 느끼게 하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흔히 대각선은 상승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선이라고 생각하지만 ,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흐르는 대각선은 추락하는 비행기에나 어울리는 구도겠죠. (요런 구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연습할 기회가 있을꺼예요.)
비대칭을 통한 균형은 일반적으로 색이나 명암, 질감 등의 요소를 활용해서 형태상의 불균형을 보완하는 것으로 시도해볼 수 있지만, 위에서 설명드린 보편적 심리에 반대되는 배치를 통해 의도적으로 얻을 수도 있답니다.
아래 그림은 비대칭적인 균형미를 언급하면서 자주 예를 들게 되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아저씨의 '십자가에 달린 성 요한의 그리스도(Christ of St John of The Cross, 1951)란 작품인데요, 시각적으로 상하의 무게 분배가 윗쪽으로 치우치고 보편적 심리에 따라 가벼울 것을 기대하는 윗부분에 딱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거대한 그리스도의 모습이 배치되었으니 불안하고 균형에 맞지않는 그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불균형이 더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균형잡힌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